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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22-23:여행6-7일차] 우에노-지브리미술관-이케부쿠로-우에노-나리타-김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도 새벽 일찍 뜨는 비행기라..
사실상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호텔 요금에 조식이 포함되어있는 패키지였는데 전날은 늦잠자느라 못먹었고
다음날은 새벽같이 나가야해서 못먹을테니 이날은 챙겨먹어 보기로.
아주 심플하게 토스트와 야채스프, 커피.
아침을 먹고 전철을 타러 우에노 역으로 총총.
오늘의 목적지는 미타카의 숲 지브리미술관!
원하는 날짜의 티켓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절대 입장할 수가 없는 곳인데
한국 대행 판매처를 확인해보니 다행히 여행기간 내 티켓이 남아 있었다!
한달 입장 스케줄을 그 전달부터 예약을 받기 때문에 사실 원하는 날짜 잡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다.
미타카 역이 꽤 멀리 떨어진 데다가 중간에 노선환승을 해야했다.
JR 야마노테선을 타고 간다 역까지 가서 JR 츄오센으로 환승. 40분쯤 걸린듯.
역 안에 있던 고양이 카페(인 듯한 곳의) 광고. 하악....
사진 또리방하게 잘 찍혔다.
중간에 신주쿠를 잠깐 경유했다.
전날 역 내의 서점 리브로에 들어갔다가 고양이 사진집을 보고 덥석덥석 질러댄 바람에
환전해간 돈이 똑똑 떨어져가고 있어서...
신주쿠 근처에 우체국 ATM기에서 출금이 가능하다 하여 일부러 찾아갔음.
그러고보니 대만에선 내내 주구장창 비맞고 다녔는데 일본에선 내내 날씨가 화창하다.
중간에 잠깐 신주쿠역에서 내려서 구경하던 길에 지나친 가부키쵸 입구.
신주쿠에서 볼일을 끝내고 다시 미타카로 ㄱㄱ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
셔틀버스를 탈 수도 있지만 걷기에도 나쁘지 않은 거리다.
걸어가 볼까도 싶었지만 2시간 간격으로 받는 입장시간이 가까워 있어서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갈때만 버스타고 내려올땐 걸어올까 했으나 대자연이 강림하사 걍 얌전히 왕복...
잠시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으아 뭐야 버스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히 중간중간 안내방송도 나오고 정류장마다 쉬어가는 걸 봐선 일반 시내버스 같은데
뭐죠 이 지브리범벅 래핑버스는 ㅠㅠㅠㅠㅠㅠ
셔틀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꾸역꾸역 탑승하고
드디어 지브리미술관으로!
티켓에는 날짜 뿐 아니라 입장시간도 지정되어 있다.
예약 바우처에 적힌 이름도 대조확인하기 때문에 여권제시도 필수.
확인절차를 마치자 지브리미술관의 트레이드 마크,
지브리 애니메이션 필름으로 만든 입장권을 받을 수 있었다.
근데 무슨 영화인지 모르겠다는게 함정....
이곳 역시 내부 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음 ^-T
지브리 애니들의 장면들과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이용한 체험기구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업실을 재현해 놓은 곳 등을 둘러보다가
다리쉼 할 겸 점심요기도 할 겸 바깥 카페에 나와서 말차 아이스크림과 핫도그를 사먹었다.
그리고 다시 들어가서 사람들에 치이며 기념품을 사고 지쳐서 나왔는데
건물 밖으로 나오고서야 미술관 옥상에도 볼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
재입장 못해...ㅋ....담에 또 올게여......
어느 집 대문 옆에 붙어있던 고양이 장식.
꽤 정교해서 처음 보고 실물인줄 알고 깜짝 놀랬음<
초등학교 운동장에 꼬꼬마들이 열심히 축구를 하고 있었음.
체육선생이 훈남이던데<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미타카 역으로.
미타카 역에서 JR츄오센을 타고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이케부쿠로로.
남더쿠의 성지가 아키하바라라면 여더쿠의 성지는 이케부쿠로라면서요
네 그래서 찾아왔습니다, 오토메로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냥 들어가서 정줄놓고 쓸어오......고 싶었지만 나름 참았어요 비행기 타야하니까^-^;
하 진짜 이 나라는 덕질하기 진짜 좋은 나라야...ㅠㅠㅠㅠ
오토메로드를 찾아가 볼 수 있어서 뿌듯했으나 여행 막판이라 체력도 떨어지고 혓바늘 작렬..
전리품(?)들을 소중하게 챙겨서 숙소로 일찌감치 돌아갔음요.
여행 마지막 날,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다시 어두운 시장길을 트렁크 달달 끌어가며 케이세이 우에노 역으로.
아무도 없는 시장길을 엄청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걸어가고 있는데
한구석에 남자애 둘이 엎어져 있더라.
왜저러나 봤더니 하나는 술취해서 엎어졌고 다른 하나는 애 말리느라 같이 엎어져있는듯(....)
술에 엄청 취했는지 엉엉 울면서 오카시이 오카시이요 엉엉엉<하고 있는데
뭐가 그렇게 이상한겨.....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술은 역시 곱게 처먹어야 합니다. 암요...
그와중에 취한 친구를 조용조용 어르고 달래던 옆의 남자애가 대단하더라.
나리타 공항까지 달리는 케이세이선 급행열차. 슝슝.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수속을 끝내고
나리타 공항에서 꼭 사야 한다는 도쿄바나나를 사서 비행기에 탑승.
그리고 무사히 김해공항에 도착하였슴미다.
구포역 앞에서 만난 손바닥보다 조금 큰 멍멍이. 귀여운 녀석.
그렇게 다시 구포역에서 새마을호를 타고 천안까지 기절한 채로 실려왔다는 이야기.
도착시간 5분전에 깨도록 알람 맞춰놓고 급속잠행함...
피곤하긴 되게 피곤했던듯^^;;
하긴 일주일동안 걸어다닌 것 생각하면...
짧은 기간 동안 두 나라를 보느라 못보고 온 곳들도 많지만
나름 큰 용기 내어 다녀온 첫 해외여행이 이정도라면 선방한 듯.
이번에 못 가본 곳은 다음 기회에 꼭 다시 도전하기로!
무엇보다 고양이여행이라는 이번 여행컨셉에 맞게 많은 고양이들을 볼 수 있어서
매우 성공적인 여행이었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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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21:여행5일차]야네센2-아키하바라-우에노(숙소)
카페 란포를 나오니 어느덧 오후 5시
슬슬 어두워지고 있어서 책에 나왔던 야네센의 마지막 목적지
마네키네코 인형을 판다는 '야나카도'라는 곳을 가보기로 하고 지도를 보며 찾아갔는데
지도에 표시된 야나카도의 위치에는 건축사무소가...
가게 위치가 바뀌었나 싶어 인터넷으로 야나카도에 대한 정보를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아쉽지만 야나카도를 포기하기로 하고 슬슬 돌아가기로 ㅠㅠ
야나카도를 찾으러 갔던 곳이 야나카 레이엔과 가까웠다.
여태껏 왔던 길을 되짚어 가는 것보다 야나카 레이엔을 가로질러 가는 방법이 낫겠다 싶어
야나카 레이엔으로 들어갔다.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야나카 레이엔.
10만 평방미터의 규모에, 하나미철에는 꽃구경 하기 매우 좋은 곳이라고 한다.
덧붙여 길고양이들의 쉼터로도 매우 좋은 곳.
빽빽하지만 잘 정돈된 묘석들 사이를 걷고 있자니 아니나다를까 고양이들이 하나 둘 보인다.
사람에 익숙한 건지 아닌건지,
사람을 봐도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일정 거리만큼 후닥 도망가서 또 지켜본다.
밀당 쩔어..
한여름엔 그늘이 되어줄 큰 나무며 벤치, 놀이터도 곳곳에 있다.
묘지라고 하지만 그냥 큰 공원이라고 봐도 무방할듯.
구획별로 잘 정리되어 있고 큰길로는 저녁시간이라 조깅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공원의 고양이들에 대한 안내판인듯.
고양이 모양으로 잘 깎은 나무판이 귀엽다.
가로질렀다고 해도 워낙 부지가 넓어 한참 걸렸다.
야나카 레이엔을 빠져나오니 바로 아침에 내렸던 니시닛포리 역으로 연결되는 길이었는데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서 가까운 유야케 단단을 다시 들러보기로 했다.
유야케 단단. '저녁놀 점점' 이라는 예쁜 뜻을 가진 계단이다.
실제로 보면 그냥 짧은 계단참이다.
<고양이,만나러 갑니다>에 실렸을 당시엔 계단 옆의 저 흰 건물이 없었다고 하는데
그때는 저녁햇살이 계단에 비쳐 해질녘 마지막 해바라기를 하는 고양이들이
이곳에 많이 모였다고 했지만 지금은 사람들만 총총 지나다닌다.
아침에 도착해서 넨네코야로 갈때 사실 이곳을 지나쳤는데
그냥 지나쳤던 이유도 고양이가 없어서였다.
저녁 시간이라 혹시라도 고양이가 나와 있을까 했지만 역시 사람들만 지나다닌다.
시무룩.
계단 아래쪽으로 보이는 길이 상점가라 잠깐 내려가서 시장구경을 하기로 했다.
기웃기웃 구경하다 사먹은 감자고로케.
갓 만들어서 따끈따끈 바삭바삭 뫄이쪙.
고로케를 냠냠 먹으면서 상점가 구경을 마치고(상점가도 규모가 작다)
다시 유야케 단단으로 돌아와보니
고양이가 있다! 뙇!!
그것도 두마리나!!! 오예!!!
계단 옆 난간에 저렇게 나란히 식빵을 굽고 앉아있고
그 주변엔 이미 몇몇 사람들이 모여앉아 고양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젖소고양이
삼색고양이.
잠시 뒤에 카오스 무늬 고양이 한마리가 슬그머니 나타나 조금 떨어진 구석에 앉았다.
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이 카와이이~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어대는데도
욘석들은 아랑곳없이 쿨쿨 잘도 잔다.
맨 마지막으로 나타난 올블랙 냥이.
소심소심하게 제일 멀찍이 자리잡고 앉았다.
상점가에 어둠살이 내리고 하나 둘 불빛이 밝혀진다.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낮잠을 즐기던 녀석들은 불쑥 일어나 기지개를 켜더니
저들끼리 쫓고 쫓기는 장난을 치다 돌아가 버렸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유야케 단단의 고양이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라.
유야케 단단에서 고양이를 만나는 바람에 어두워질 때까지 눌러앉아있다가
JR을 타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숙소가 있는 우에노 역에서 두 정거장만 더 가면 아키하바라가 있길래
잠깐 구경 ㄱㄱ!
나가자마자 저런 곳이 있더라.
이곳이 그 말로만 듣던 에이케이비포티에이또 카페인가여...
진짜로 바깥 전광판에 주구장창 AKB48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안이며 밖이며 죄 시커먼 사내들만 북적거리고 있어...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소심하게 멀리서 사진만 찍음ㅋ
덕후들의 성지 아키하바라. 두둥둥(?)
일반인도 많고 덕후도 많고 여튼 유동인구 엄청나더만요.
길에서 호객하는 메이드 언니들 구경도 하고
엄청난 규모의 피겨 상점 구경도 하다가 마주친 곳.
이곳은
그렇다고 합니다.
(....)
남친하고 같이 들어가는 여자들도 몇 보이길래 외쿡인인 저도 담대한 마음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엄청났어요.....
맨 꼭대기 층에서 파는 란제리코스튬들은 실제로 입고 사진을 찍으면 30% 할인해 준다던데
저걸 누가 찍나 싶었지만
실제로 입고 찍은 처자들의 사진이 벽에 가득하더이다
컬쳐쇼크.......
문화적 충격에 사로잡혀 우에노로 컴백.
우에노 역 앞에서 자신의 싱글 앨범을 홍보하며 거리공연을 하고있던 여가수.
목소리가 이뻤음요.
전날 숙소 찾느라 헤맸던 이유, 아메요코 시장.
숙소가 이 아메요코 시장 근처인데
이 시장 규모가 엄청나.....
골목골목 퍼져있어서 초행엔 길 잃기 딱 좋았던듯.
그래도 두번째부턴 익숙해져서 찾아가기 어렵진 않았음.
평범한 시장 언저리에 있는 밀리터리 관련 상품 백화점.
정말 이나라는 덕질하기 참 좋은 나라인듯...
일본에서 묵은 숙소는 호텔 '사도닉스 우에노'
도쿄행을 결정짓고 나서 야네센과 가까운 곳으로 숙소를 찾다 이곳을 발견하고 예약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깨끗하고 괜찮았음!
방에 가방을 던져놓고 다시 나와서
호텔 바로 옆 건물에 있는 라면집에 들어가 라면에 맥주한잔 걸치며 하루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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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2.20-21:여행4-5일차] 타이페이-김해-도쿄(우에노-야네센)1
포스팅을 위해 사진을 쭉 열었다가
여행 4일차에 찍은 사진이 달랑 네장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했다<
하루종일 이동만 한 날이라 ㅠㅠ
새벽 첫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숙소 스탭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한 채 짤막하게 메모만 남겨놓고
조용히 짐을 끌고 밖으로 나옴.
저주의(?) 노란 팬더 우산은 장우산이었기 때문에 숙소에 기증함 ㅋ....
아무도 없는 밤거리를 트렁크 달달달 끌어가며 걸어서 리무진 정류장으로.
공항버스를 탈 수 있는 150원짜리 티켓.
텅빈 타이페이의 새벽 도로.
안녕. 다음에 또 보자.
그렇게 버스를 타고 새벽길을 달려 공항에 도착한 후
출국절차 끝내고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다
비행기의 마지막 탑승객이 되어 김해공항에 아침 9시 반에 도착.
일본행 비행기는 오후 1시에 출발 예정이라 남은 시간동안 대합실에서 꿈적꿈적 가방을 정리함...
대만에서 산 선물과 더 이상 볼 일 없는 대만 가이드북 등 당분간 쓸 일 없는 것들을
김해공항 우체국에 가서 집으로 부쳐버리고
온통 퀸연아 도배중인 TV 뉴스를 멍때리고 보다가
기내식이 나올테니 점심은 생략할까 하고 탑승수속 시작할 시간에 맞춰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일본항공 직원들이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더니만 줄서있는 사람들 중 나를 찍어서 부름.
혼자 타느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좌석 양도 가능하냐고...
내가 타야 할 비행기가 오버부킹되었던 모양임.
오후 4시에 떠나는 대한항공으로 바꿔줄 수 없겠느냐고 하길래
혼자 있으니 곤란하지도 않고 일정이 정해진 상황도 아닌지라 쾌히 바꿔 주었음.
좌석 양도 보상금 200불 받고. ㅋ
다시 시간이 남아버려서 아예 점심을 먹고 커피숍에서 노닥거리다 4시 대한항공을 탔는데
물론 도착시간이 늦어져 버려 시간 활용은 애매했지만
저물어가는 새빨간 해가 그렇게 순식간에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수 있다는 걸 알았고
해가 떨어지는 순간 어둑하던 일본 땅에 하나둘 불빛이 반짝이며 켜지기 시작하는 순간을
하늘 위에서 한눈에 지켜볼 수 있어서 충분히 좋았다.
대만행을 결정짓고 여행루트를 짜다가 일본행을 우발적으로 저질렀는데(!)
1년에 한번 돌아오는 8일 휴가를 받아 기껏 해외로 나가자 마음먹었건만
해외여행에 휴가의 절반만을 쓰기가 급 아까워졌기 때문이었다.
대만 갔다 와도 4일이 남는데 또 어디 가볼만한 데가 있을까 찾다가 일본에 눈길이 머물고
마침 복지카드에 도쿄 왕복 비행기 티켓을 끊을만한 포인트가 남아있길래 에라 하고 질러버렸다<
그리고 결제와 함께 이메일로 날아온 도쿄행 비행기 바우처를 바라보며 내가 지금 뭔짓을 했나 멍...
(결제 당시 새벽 2시)
덜컥 비행기는 끊어놓고, 막상 일본에 가서 뭘 해야 할지 생각하려니 답이 안나와서
밤늦었으니 일단 자고 생각하자 싶어서 꾸역꾸역 침대에 기어들어가서야
반짝, 할 일이 생각났다.
도쿄에도 고양이 보러 가면 되지 뭐<
그러니까 이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양이여행이래두.
이번에도 도쿄 시내와 가까운 하네다공항이 아닌, 저 멀리 떨어진 나리타공항에 떨어졌다.
시내까지 꾸역꾸역 전철을 타고 달려야 함.
숙소가 있는 우에노까지는 전철로 꼬박 한시간쯤 걸렸다.
그리고 그놈의 숙소를 찾느라 밤거리를 두시간쯤 헤매고 다녔다 ㅠㅠㅠㅠ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니까 사진이고 길거리 구경이고 뭐고 점점 멘붕..
트렁크 질질 끌고 한참 헤매다 겨우 숙소 발견해서 체크인하고
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빵으로 저녁을 때우고 급취침.
세 나라 땅을 밟으며 이동한 하루...
5일차!
피곤이 점차 누적되어가고 있는지, 아니면 전날 숙소찾느라 긴장하고 돌아다녔던 여파인지
조식타임이 지나가도록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일본의 고양이를 만나러 ㄱㄱ!
밝은 곳에서 본 일본의 거리는 대만과 분위기가 확 다르다.
대만 거리가 익숙한 낡음과 친근함을 풍긴다면
일본의 거리는 반짝반짝하고 세련되었달까.
공통점은 둘다 깨끗하다는거?...
근데 거리에 파칭코 가게가 증말 많더만요.
농담아니고 빌딩마다 엄청 긴 사이드간판들이 걸려있다 싶었는데
가타카나에 좀 익숙해지고 나니 그게 다 슬롯머신이라고 써있는 거였어...
생각 외로 정말 많음. 아님 그동네가 유난히 많은거였나...
사실 들어가서 구슬 한번 땡겨보고 싶긴 했음<
케이세이 우에노 역.
전날 나리타공항에서 전철타고 도착했던 곳이기도 함.
저 뒤쪽이 그 유명한 우에노 공원이지만 노숙자 크리로 들어가보진 못했습니다...
일본 여행을 고양이 여행으로 정하고 제일 먼저 챙겼던 것은
2010년에 출간된 고경원 님의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라는 책과
2012년에 한국 정발된 와카츠키 메구미의 <야냐카 산책> 이라는 만화책.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의 각 지역마다 고양이를 따라 가는 여행서적이고
<야냐카 산책>은 어린 길고양이 '야냐카'가 어른 고양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린
귀여운 만화이다.
만화의 배경이자 고양이 '야냐카'의 이름 기원인 마을 '야나카'와 '네즈','센다기'를 뭉뚱그려
통칭 '야네센'이라고 부르고,
이 야네센은 길고양이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고양이 여행 책인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에도 당연히 실려 있는 곳!
그래서 이번 야네센 여행은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의 루트를 그대로 따라 보기로 했다.
JR 니시닛포리 역에서 내려 서문으로 나가면 야네센으로 이어진다.
두근두근.
상점가를 지나가다 만난 귀여운 복고양이 형제.
복을 기원하며 쓰다듬기라도 하는지 치켜든 찹쌀떡이 새카맣다.
로고가 익숙해.
이곳에서 유난히 동물과 관련한 전시회나 기획전 포스터를 많이 보았다.
야네센이 유명해진 것은 길고양이가 많아서기도 하지만
고양이를 테마로 한 카페나 공방, 아트숍, 갤러리 등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소위 '고양이 문화벨트'를 이루었기 때문이라고 책에 언급되어 있었다.
하지만 한자만큼이나 일본어도 짧아서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구나 ㅠㅠㅠㅠ
갤러리 네코마치 표지판.
이곳도 일정에 포함되어 있지만 잠시 뒤로 보류.
제일 먼저 찾아가야 할 곳이 있어서...
카페 겸 공방이라는 '넨네코야'를 맨 첫번째 방문지로 정한 이유는
영업시간이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6시까지로 매우 짧기 때문이었다.
그나마도 식사 주문이 가능한 시간대는 11시반부터 오후 1시 사이라고.
카페 겸 공방이지만 카페 영업은 금,토,일 3일 뿐이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공방으로만 운영된다.
아직 아침식사 전이기도 했고, 이곳의 명물이라는 냥 카레와 고양이 혀 스튜를 먹어보고 싶었다.
넨네코야의 간판 고양이, 윙크하는 신이치를 만날 수 있을까 두근두근.
지도를 보고 대충 짐작하긴 했지만 역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몇번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 도착.
가팔라보이는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언덕길 중간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넨네코야>의 입구.
각종 고양이 모양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다.
메뉴판.
실제 사용하는 메뉴판이다.
고양이 모양으로 깎은 나무판에 귀여운 그림과 메뉴 설명, 사진을 더했다.
사진의 음식은 '고양이 혀 스튜 세트'. 2,000엔.
내부는 작았지만 아늑했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게 아쉬웠지만 ㅠㅠ
주인이 안내하는 대로 다다미방에 들어서니 작은 코타츠 네 개가 테이블 대신 놓여져 있고
마을 주민인 듯한 여자 둘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쪽 코타츠에 앉으라며 손짓한 주인이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나에게 권한 코타츠의 담요 한쪽을 슬쩍 들어보였다.
노랑둥이 한마리가 세상 모르고 잠에 빠져 있는 것이 보였다.
고양이를 깨우지 않도록 조심조심 다리를 뻗어 가며 자리에 앉았다.
노랑둥이는 내내 잠만 잤고
덩치 큰 호랑무늬 고양이가 이따금 어슬렁거리며 나타났다가
잠깐 내 무릎에서 식빵을 구워주고는 쿨싴하게 나가버렸다.
냥 카레와 고양이 혀 스튜 중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 스튜 세트를 주문했다.
뚝배기를 닮은 질그릇에 담긴 비프 스튜와
고양이 얼굴 모양으로 다듬어 담고 사과 슬라이스와 땅콩, 건포도로 고양이의 눈 코 입을 만들어 낸
흰쌀밥이 나왔다.
스튜를 고양이 얼굴에 끼얹어 흰 고양이를 얼룩고양이로 만들면서 먹었다.
고양이발바닥 모양의 쫀득한 찹쌀경단까지 디저트로 먹고
코타츠에 앉아 고양이들과 뒹굴다 아쉬워하며 넨네코야를 나왔다.
가게 내부엔 신이치를 모델로 한 사진이며 그림이 많이 있었지만 정작 신이치는 못 만났다.
산책하듯 다음 장소로 걸어가며 만난 야네센의 길고양이 1 : 해바라기 중.
야네센의 길고양이 2 : 보자마자 부비적 발라당 난리도 아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총총 사라짐.
두번째 목적지인 갤러리 네코마치.
고양이를 테마로 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기도 한다.
입구로 올라가는 계단 위 아래를 지키고 있는 아이들.
이곳도 개점시간이 상당히 짧다.
갤러리이므로 역시 사진촬영이 금지 ㅠㅠ
작고 토실한 도자기 고양이 인형들에 홀려있다가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노안경(?) 쓴 고양이 료스케가 간판 고양이로 있는 카페 '란포'
여길 찾느라 조금 헤맸는데, 찾고나서 보니 처음 넨네코야를 찾아가면서 지나쳤던 곳이었다.
간판이 작은데다 한자 아래 적힌 영어 'Rampo'를 미처 보지 못했던 듯.
문을 열고 들어가니 손님은 아무도 없고 주방에서 주인 할머님이 일어나 맞아주신다.
살짝 추운 날씨였지만 길을 헤매고 다니느라 더워져서 레모네이드를 주문.
잠시 뒤에 레모네이드를 내오신 주인 할머님이 대만 사람이냐고 묻길래(왜죠)
"칸코쿠진 데스" 했더니 함박 웃음지으며 포장지에 든 빵을 먹어보라고 주신다.
레모네이드와 함께 빵을 조금씩 떼어먹으며
카페 벽에 붙어있는 료스케와 다른 고양이들의 사진을 구경하고
카페에 비치되어 있던 책들을 뒤적였다.
대부분이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이었다.
내가 책을 읽고 있는 동안 다른 손님들이 하나 둘 들어왔지만 료스케는 보이지 않았다.
손님들이 주인 할머님께 료스케는 어디 있느냐고 물었고
할머님은 아직 겨울이라 추워서 그런지 아직 낮잠 중이라고 대답하셨다.
나도 료스케를 꼭 보고 싶어서 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버텨봤는데 안내려와...
레모네이드에 이어 커피까지 추가주문해 마시며 기다렸는데...ㅠㅠ
찻값을 치르며 할머님께 책을 보고 료스케를 만나러 왔었는데 못 만나서 아쉽다고
서툰 일본어로 말씀드리고
가져갔던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에 실린 안경 쓴 료스케의 사진을 펼쳐 보여드렸다.
한국 책이냐고 물어보시며 매우 좋아하신다.
할머님께 인사드리고 거듭 아쉬워하며 카페 란포를 나왔다.
료스케 이놈자식 ㅠㅠ
내가 꼭 다시 와서 너 안경 쓴 모습 직접 찍고 만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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